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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의 푸른생각] 티켓 한 장이 한 달치 월세?

작성일 2026-06-18 17:26

작성자 이영채

조회수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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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하나가 한 달치 월세 - 썸네일.jpg
글 | 염은별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된 공연은 그 본질을 잊고, 그저 하나의 돈벌이 수단으로 변했다. 이 기이한 소비 순환 속에서 팬들의 사랑과 마음은 점점 식어가고 있다. 자본주의에 삼켜진 무대는 다시 진심 어린 함성들로 채워질 수 있을까?



1. ‘영접’의 대가
1-1.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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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 공연시장 통계(출처: 뉴스핌)

이제는 여가 생활을 물을 때 공연 관람을 빼놓을 수 없다. 보통 ‘공연’이라고 부르는 것 안에는 아이돌·밴드 콘서트, 라이선스·창작 뮤지컬, 해외 가수 내한 공연 같은 여러 형태의 무대가 함께 묶여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대중음악 콘서트와 뮤지컬 티켓값은 대체로 3~5만 원 선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물가 상승과 함께 인기 뮤지컬과 대형 콘서트가 8~10만 원대까지 상승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회차 당 15~20만 원에 이르는 고가의 티켓값이 흔한 풍경이 됐다. 거기에 예매 수수료와 배송비까지 하면 20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다. 이 수치는 원화 기준이며, 해외에서 열리는 경우, 한 자리당 몇백만 원을 넘어가기도 한다. 같은 기간에 공연 티켓 판매액과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지며, 연간 매출이 1조 원을 넘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티켓값이 가파르게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출연료와 스태프 인건비 인상, 대형 공연장 대관료 상승, 무대·음향·영상 장비 고도화에 따른 제작비 증가 등 때문이다. 여기에 VIP 좌석, 한정판 굿즈와 포토카드처럼 팬심을 겨냥한 각종 패키지와 특전 특정 상품 구매나 이벤트 참여 시 제공되는 사은품이나 혜택
판매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공연 한 번을 보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총비용은 웬만한 월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부풀려졌다. 케이팝 팬들 사이에선 이 현상의 원흉이 ‘하이브’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실제로 현재 하이브 소속 가수인 방탄소년단 콘서트의 그라운드석은 26만 원, 아일릿의 첫 투어 가격은 25만 원이다. 일반 좌석의 경우, 가장 낮은 층과 가장 높은 층의 맨 뒷자리, 무대가 잘 안 보이는 좌석까지 같은 가격으로 묶어 판매한다. 국내 팬덤 규모와 소득 수준을 고려할 때 “한국 팬들만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건 당연한 결과다. 이 현상이 시장 전체로 퍼지면서 공연 한 장이 월세가 되는 현실이 가속화됐다는 게 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1-2. 제일 좋은 자리 잡아드립니다.
 가격이 오르는 만큼, 공연장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도 크게 달라졌다. 한때 공연 표는 현장 매표소 앞에서 밤을 새우며 선착순으로 줄을 서거나, 정해진 시간에 전화·인터넷 예매를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지는 개인의 시간과 운, 손놀림에 달려 있었고, 팬들끼리 예매를 돕는 문화도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그러나 2010년대 초반, 2세대 아이돌 팬덤의 확산을 중심으로 이른바 ‘대리티켓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수고비를 받거나, 금전 거래 없이 서로의 아이디로 대신 예매를 해주기도 했다. ‘대리’라기보다는 팬들 사이의 상호부조에 가까운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KPOP 시장이 성장하고 여러 아이돌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피켓팅’이라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해져 인기 공연은 곧바로 매진 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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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 대리티켓팅 계정 목록(출처: X(구 트위터) 캡처)

팬덤 내 의리로 행해지던 예전과 달리 지금의 대리티켓팅은 더 이상 팬들 사이의 호의라고 불릴 수 없다. 티켓 한 장을 정가의 몇 배에 거래하는 프리미엄 대리, 다수의 계정과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매를 대행하는 전문 업자와 업체들이 등장했다.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대리비’도 추가로 들어가며 1회에 적게는 몇십, 많게는 몇백만 원의 돈이 들어가는 기형적인 구조가 된 것이다. 공연 공지가 뜨면, 일부 팬들은 대리티켓팅 계정을 검색해 의뢰를 맡긴다. 티켓팅에 성공했다면 소비자는 티켓값 결제 후, 수고비를 추가로 지불한다. 수고비 또한 자리와 공연자의 인기도, 그에 따른 티켓팅 난이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2. 자본이 삼킨 무대
2-1. 티켓값이 몸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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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 시야 제한석(출처: X(구 트위터) @andthemilk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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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 토롯코(출처: X(구 트위터) @1SK114)

티켓 가격 인상이 무대 스케일의 확장과 시각적 화려함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대와 먼 거리의 좌석을 위해 관객석 사이에 간이 무대를 설치해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토롯코’와 대형 LED 전광판, 레이저·불꽃 같은 특수효과가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 일부 공연에서는 드론 쇼까지 더해져 시각적 볼거리는 확실히 늘었다. 문제는 이런 장치들의 화려함에 비해, 공연의 구성과 완성도가 그만큼 따라오지 못한다는 불만이 꾸준히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공연이 열려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연출이나, 실황보다 사전 녹화 영상과 효과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지적이 있다. 무대의 절반 이상이 가려지는 시야 제한석, 공연장 구조와 무대 설계를 고려하지 않은 좌석 배치 논란, 가수의 실력과 관련된 논란 또한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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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 블랙핑크 콘서트 좌석(출처: X(구 트위터) @happyshuac)

실제로, 2025년 열린 블랙핑크의 콘서트 좌석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사진 속 좌석은 구조물에 의해 시야가 방해될 수 있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시야 제한석이라는 표기 없이 일반 좌석과 같은 13만 원의 가격으로 예매를 진행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은 무대는 커녕 커다란 LED 전광판만 세워둔 상태였다. 이러한 좌석 배치와 가격 정책은 불만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팬들의 불만에도 기형적인 수익 구조는 더욱 요란해지고 있다. 공연이 열릴 때마다 티켓 판매로는 부족한 수익을 각종 굿즈와 한정판 상품 판매로 보충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공연장 밖에는 공식 응원봉과 포토카드, 한정 의류·액세서리, 포토북과 더불어 공연 콘셉트에 맞춘 콜라보 상품까지 줄지어 놓인다. 팬들은 화가 나면서도 해당 공연을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한 증표로 여기며 구매한다. 화려한 무대를 위해 각종 상품으로 팬에 의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또 새로운 상품을 내며 그 비용은 또다시 고스란히 팬들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2-2. ‘시가’가 된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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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 세븐틴 콘서트 티켓 가격(출처: 공식 위버스)

인상된 티켓값은 팬들에게 굉장한 부담을 주고 있다. 그중에서 팬들조차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사운드체크’와 ‘VIP’ 좌석이다. ‘사운드체크’ 좌석이란 본공연 시작 전에 미리 입장해 2~3곡을 팬들과 함께 리허설을 하고, 관람할 수 있는 좌석이다. 해당 좌석 예매자는 3시간 정도 일찍 입장해 간단한 소통 및 리허설을 관람할 수 있지만 20분에서 30분 정도면 끝난다. 그에 비해 가격은 10만 원 후반대에서 20만 원 초반대로, 관람 시간에 비하면 턱없이 비싼 가격이다. ‘VIP’ 좌석은 흔히 말하는 플로어 좌석에 포함된다. 단차가 있는 공연장 테두리의 일반 좌석과 달리, 바닥에 의자를 깔아 무대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좌석을 의미한다. 해당 좌석들 가운데 무대와 가장 가까운 좌석을 ‘VIP’로 표기해 더욱 비싼 값을 받는 것이다. 소속사들은 혜택을 주는 것처럼 공지하지만, 팬 입장에선 그저 굳이 비싼 좌석을 만들어 어떻게든 수익을 내려는 행위로 보일 뿐이다. 소속사 측은 국내외 팬덤이 넓어짐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위한 방도라고 설명한다. 실제 하이브 관계자는 "사운드체크 관람은 이미 해외 공연에서는 보편화된 시스템이다. 팬들의 수요를 반영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라며 도입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속사의 의견일 뿐, ‘굳이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끼워팔기다.’라는 팬들의 의견은 수용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좌석에서 보기 위해서는 1회 관람료만 20만 원대에 모든 회차 관람 시 웬만한 월세와 맞먹는 수준이다. 때문에 팬들을 그저 돈 버는 수단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팬들의 시각이다.



2-3. 무너진 균형
 공연 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기술과 연출이 발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티켓 가격의 상승과 각종 부가 상품 판매가 반복되면서 부담이 팬들에게만 전가되는 구조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좌석 시야와 공연 구성에 대한 정보 공개를 강화하고, 가격 책정 기준을 투명하게 제시하는 등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시에 암표와 프리미엄 거래를 줄이기 위한 예매 시스템 개선과 제도적 관리도 요구된다. 공연이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한 만큼, 팬들의 소비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공연의 가치와 관람 경험 사이의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수와 팬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문화로 돌아오길 바라는 바이다.



 좋아하는 가수를 향한 순수한 열정에서 피어난 공연은, 어느새 값비싼 상품으로 타락했다. 팬들의 사랑을 짓밟고 그 수익만 생각하는 이 끝없는 소비의 소용돌이가 이제는 마침표를 찍을 때가 아닐까? 이제는 기괴해진 물가와 수익 구조는 변화할 필요가 절실히 느껴지는 시점이다.

정보관리부서 : 홍보팀

최종 수정일 :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