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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불은 꺼지고 있다

작성일 2026-06-21 17:21

작성자 이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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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정민



 수도권의 불빛은 점점 더 밝아지고 있지만 지방의 불은 하나둘 꺼져간다. 사람이 떠난 자리에는 빈 상가와 차가운 공기만 남으며 청년층의 유출은 지역의 미래까지 앗아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지방소멸’이라는 위기 속에 서 있다.



0. 지방소멸에 대한 재학생 인식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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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 지방소멸 설문조사 통계자료 (출처: 자체제작)

본교 재학생 51명을 대상으로 ‘지방소멸’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 역시 지방 인구 감소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해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출신 지역에 대한 질문에서는 ‘비수도권 광역시’ 출신이 5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지역 출신 학생들이 이번 설문에 참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졸업 후 희망 근무 지역에 대한 질문에서는 ‘수도권’을 선택한 학생이 45%로 가장 많았고, ‘현재 거주 지역권’은 27%, ‘아직 모르겠다’는 응답은 20%로 조사됐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서울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 “인프라가 좋아 생활하기 편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수도권은 생활비 부담이 크다”, “고향에서 계속 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는 청년들이 지방에 대한 애정은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인 취업 환경과 기반 시설의 차이로 인해 수도권을 선택하게 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또한 지방 인구 감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심각하다’가 69%로 가장 많았고,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도 22%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경제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노인 인구 비중만 늘어난다”, “유령도시가 많아질 것 같다”, “제도와 정책이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된다”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학생들 역시 지방소멸의 원인을 단순한 인구 감소가 아니라 경제, 정책, 사회 구조 문제와 연결해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지역 정책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에 대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확대’가 37%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이어 문화시설 확충과 교통 개선이 각각 22%, 주거 지원이 15%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단순한 지원금보다 실제로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설문 결과는 청년들이 지방소멸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기회와 환경의 차이로 인해 수도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바다.



1. 지방소멸의 시작
1-1. 지방소멸, 그게 뭔데?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뚜렷하게 떠오르는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지방소멸’이다. 이는 단순히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을 넘어선다는 점을 의미한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지역 사회의 기본적인 기능이 약화하거나 유지되기 어려워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방소멸이 심화되면 학교는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되고, 병원이나 상점이 문을 닫으며 지역 공동체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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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 지방소멸 통계 지도 (출처: 한국고용정보원)

한국고용정보원의 2024년 3월 통계에 따르면 17개 광역시도 중 소멸위험지역은 강원특별자치도, 충청북도, 충청남도, 전라남도 등 8개로 나타났다. 소멸고위험지역 중에는 기존의 군 지역뿐만 아니라 경북 상주시, 문경시와 같은 시 지역도 포함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흡인·배출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특정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는 이유를 끌어당기는 힘(흡인 요인)과 밀어내는 힘(배출 요인)으로 설명하는 이론이다. 현재 한국의 인구 이동에는 수도권의 흡인 요인과 지방의 배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4년 통계청의 자료에는 국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으며,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계속해서 심화하고 있다.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상당수의 지방 기초자치단체가 앞으로 소멸 위험 단계에 들어설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1-2. 수도권만 살아남는 사회
 그렇다면 지방소멸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소멸을 가속화하는 대표적인 현상으로는 ‘수도권 빨대현상’이 자주 언급된다. 이는 특정 지역이 주변 지역의 인구와 자원들을 빨아들이듯 집중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도권이 이러한 역할을 하며 지방의 인구와 청년층을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인구는 약 2,622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0.7%를 차지한다. 특히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은 지방소멸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지방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청년 가운데 약 75.9%가 수도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대학 역시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위기를 겪는다. 202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전국 169개 대학에서 1만 3천 명 이상의 정원이 채워지지 않았으며, 이 가운데 약 88%가 비수도권 대학에서 발생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혁신도시 조성, 공공기관 지방 우선 이전, 지역균형발전 정책 등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실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결국 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격차는 완전히 해소되지 못해 인구와 기회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흐름은 계속되는 것이다.
 이처럼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은 단순 인구 이동을 넘어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지방소멸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 청년과 학생이 떠난 지역에는 경제 활동과 문화 활동이 줄어들고, 결국 지역의 지속 가능성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수도권의 성장과 지방의 쇠퇴가 동시에 진행되는 ‘수도권 빨대 현상’은 오늘날 지방소멸 문제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2. 사라지는 지방, 무너지는 일상
2-1. 비어 가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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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 대한민국 인구구조 피라미드 (출처: 통계지리정보서비스)

다음으로 지방소멸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보자.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인구 구조 붕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기준 0.78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며, 이는 생산 가능 인구 감소와 고령화 가속을 동시에 초래하고 있다. 그 결과 지방의 인구 구조는 ‘역피라미드형’ 구조로 바뀌고 있다. 다음으로 ‘지역 경제 위축’이다. 상점의 문이 닫히고 기업이 철수하면,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지역 경제의 활력도 함께 낮아진다. 한때 지역의 중심이었던 번화가가 불 꺼진 거리로 변해가는 모습은 지방소멸의 현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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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 대학가 상권 몰락 (출처: 뉴스원)

교육 분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 대학들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리아타임스 2024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학 정원 미달 인원의 약 88.2%가 수도권 외 지방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주변 상권 역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8%이지만 대학가 인근 상권 공실률은 3배 이상 높은 18.3%에 달했다. 그 결과 일부 상점은 폐업하며 공실 점포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방소멸이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낸다.



2-2. 해외에서 찾는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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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 일본의 지방소멸 지도 (출처: 주일본대한민국대사관 자치협력관)

해외에서는 지방소멸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마주하고 있을까? 먼저,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지방소멸을 국가적 과제로 인식했고 2014년부터 10년 넘게 지방창생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브라보마이라이프 2025년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이 집중하는 키워드는 ‘컴팩트 시티(Compact City)’와 ‘소규모 거점’이다. 의료, 상업, 교통 등 핵심 기능을 유지하려 하기보다 생활 거점을 줄이고 기능을 집중해 최소한의 서비스를 유지하자는 전략이다. 이러한 일본의 정책은 “모든 마을을 똑같이 살리겠다”는 발상 대신 선택과 집중, 도시 구조 재편을 통한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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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 핀란드 폐가 (출처: REALTING)

다른 사례로는 유럽 국가를 들 수 있다. 지방공기업평과원에 따르면, 북유럽 일부 국가들은 빈집, 빈 상가를 정리하고 중심 거점에 기능을 모으는 ‘축소형 도시계획’을 추진해 왔다. 또한 공장, 창고 등을 리모델링해 공연장, 복합 문화시설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다. 이와 같은 유럽식 대응의 특징은 인구수 자체보다 ‘살고 싶은 도시’의 조건을 만드는데 더 많은 정책 에너지를 쏟는다는 점이다. 특히 지역 주민들이 문화와 여가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늘려 지역 공동체의 활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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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 – 캐나다의 유령 도시 (출처: WORLD ATLAS)

마지막으로 호주와 캐나다다. 이들은 지방소멸을 이민정책과 결합해 정책을 시행하는 대표적 국가다. 특히 두 나라는 대도시에만 쏠리던 이민자를 지방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지역비자’ 정책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2022년 뉴스 기사에 따르면 호주와 캐나다는 1990년대 중반부터 지역 비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후 인력난이 심한 지역을 대상으로 중소도시에 정착하는 신청자에게 더 많은 가점을 주는 새로운 비자들이 연달아 도입됐다. 이 제도는 이민자를 단순 노동력이 아닌 지방소멸 위험 지역의 장기 정주 인구로 키우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됐다.
 해외 각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접근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공통된 세 가지 축이 뚜렷하다. 첫째, 어디서나 청년층 정착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즉, 청년들이 ‘머물고 싶고, 돌아오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둘째, 지역마다 다른 특화 산업을 키워 ‘지방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전략이다. 무작정 인구수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경제 기반과 일자리 구조를 같이 바꾸는 방향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마지막 셋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비교적 협력적인 구조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지방소멸이라는 공통된 위기 속에서 단기 대책이 아닌 장기 생존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3. 지방의 내일은?
3-1. 전환점에 서다
 지방소멸의 위기 속, 희망의 전환점을 모색하는 세 가지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첫 번째, ‘원격근무 확산’이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2021년 코로나 이후 국내 원격근무자는 114만 명으로 3년 새 12배 증가했으며 수도권 청년의 절반이 지방 이주 의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서울 기업 재택근무자가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늘면서 청년 일자리 확대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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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 - 해남미남축제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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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 - 김해분청도자기축제 (출처: 매일경제)

두 번째, ‘지역 특화 산업 육성’이다. ‘해남미남축제’는 24만 3,000명의 방문객을 유치해 농수특산물 판매와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한 ‘김해분청도자기축제’와 같은 전통문화, 디지털 체험을 결합하거나 홍보나 박람회를 연계한 모델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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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0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출처: NEWS16)

마지막 세 번째, ‘행정통합’이다. 여당은 2026년 1월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을 발의하며 행정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전·충남이 통합된다면 총인구는 357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은 197조 원이며 국내 3위 규모의 메가시티가 탄생한다. 이는 부산광역시보다 큰 규모로, 세계 5위권의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대를 본다. 광주·전남과 대구·경북 역시 권역 단위의 통합을 통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활 인프라 공유를 도모하며 지역 균형 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기대를 받는다. 이와 같은 세 가지 전략은 중앙정부의 지원과 지역 주민들의 공감대가 만나야 빛을 발한다.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전환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방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닌, 우리 곁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구조적 전환 없이는 이 흐름을 멈추기 어렵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소멸을 방관하는 태도가 아니라, 지역과 청년이 함께 살아갈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일이다.



지방창생: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으로 쇠퇴하는 지역에 일자리,인구,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지역의 자생력을 회복하려는 지역 활성화 정책.

정보관리부서 : 홍보팀

최종 수정일 :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