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 염은별
오늘날 대학생들에게 휴학은 미래 설계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그저 쉬는 것뿐만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자기 계발의 시간이기도 하다. 휴학은 이들에게 어떤 버팀목이 되고 있을까?
1. 나를 찾아가기 위한 멈춤
1-1. 캠퍼스를 떠나는 학생들
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대다수가 휴학을 경험한다. ‘휴학’은 학교의 허가를 받고 일정 기간 학업을 중단하는 제도를 말한다. 과거의 20세기 중후반에는 주로 질병, 집안 사정과 같은 불가피한 사유가 대부분이었다. 또, 학내 시위와 민주화 운동을 막기 위해 개인 사유 휴학과 별개로 학교 측에서 강제 휴학을 내리기도 했다. 반면, 오늘날은 휴식, 자기 계발과 같은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으로 변화했다. 사실 휴학이라는 제도 자체는 원칙상으론 초중고등학교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대학교와 달리,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면 승인이 어렵기에 현실적으로는 대학교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사진1 – 휴학 목적(출처: 잡코리아)
휴학의 목적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취업 준비’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23년에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1,170명 중 48.9%가 인턴십, 자격증과 같은 취업 준비 목적이라고 응답했다. 재학 중 병행하기 어려운 활동들을 집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해당 내용은 5년 전 통계청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어학연수·인턴 등 현장 경험이 병역 외 휴학 사유 2위(10.8%)로 나타났다. 실제 직무 환경을 미리 경험함으로써 졸업 후 취업 경쟁력을 높일 기회로 인식되는 시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진로 고민, 졸업 유예 등이 뒤를 이었다. 학비 마련의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2024 고등교육 현안 분석에서는 등록금 부담의 이유가 25%를 차지했다. 휴학·자퇴 비율 10.8% 중 절반 이상이 합격 대학이나 학과 불만족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2024학년도에 일명 ‘N수생’이 증가하며 상위 대학 도전을 위한 전략적 휴학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1-2. 학업의 공백기

사진2 - ‘쉬었음’ 청년 경제 비용(출처: 경향신문)
이처럼 다양한 이유와 목적의 휴학은 실제로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먼저, 긍정적인 측면이다. 2024년 전국 대학생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43.5%가 ‘우울 위험군’, 16.4%가 ‘자살 위험군’으로 확인됐다. 심리적으로 소진이 심각한 상황에서 휴학은 재충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충분히 회복 후 복학한 학생들은 학업 몰입도가 오히려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 휴식과 여행 같은 해외 활동 등을 통해 언어 능력도 키울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사립 교육 기관 ‘EF Education First’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 활동을 경험한 학생의 90%가 해당 경험이 이력서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응답했다. 다만 부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장기 휴학의 경우 복학 시 전공 지식의 공백과 학습 루틴 회복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학 중도 탈락 연구의 핵심 이론인 ‘Tinto(1987)’ 모델을 적용한 국내 연구들은 학업 연속성이 중도 탈락을 막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한 번의 단절이 추가 휴학이나 자퇴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부정적인 영향은 사회 전체에도 존재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019~2023년 총 4년간 ‘쉬었음’ 청년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총 53.4조 원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자료들에 따르면 휴학 자체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그 시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사진3 – 한남대학교 휴학 기간(출처: 홈페이지)
유형과 목적 또한 다양하다. 본교 기준, 주요 형태와 조건을 살펴보도록 하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일반 휴학, 군 휴학, 질병 휴학이다. 여기에 임신·출산·육아 휴학과 창업 휴학처럼 비교적 최근에 생긴 유형이 더해진다. 특히 1학년 1학기에는 군 휴학과 질병 휴학만 허용되며, 일반 휴학은 신청할 수 없다. 신입생은 최대 6학기, 편입생은 3학기까지 일반 휴학을 사용할 수 있다. 재입학생은 복학 시점에 남아 있는 휴학 가능 학기만큼만 신청이 가능하다. 군 휴학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동안에만 인정된다. 다만, 아무리 길어도 휴학 처리되는 기간은 3년을 넘지 않는다. 질병 휴학은 한 번에 한 학기씩 끊어서 신청해야 하며, 총 2년까지만 허용된다. 이처럼 유형별 조건이 서로 다르므로, 학생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휴학 형태를 고르고 기간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2. 세상을 향해 열린 문
2-1. 도전의 가치
휴학을 계획하는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다. 복학 시점을 기준으로 필요한 준비를 역산하는 ‘백워드 설계’ 방식이나 월별 목표 설정을 통해 휴학 기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원하는 직무의 채용 공고를 분석해 필요한 역량을 파악하고 자격증 시험 일정이나 인턴 모집 시기를 미리 확인하는 등 정보 수집도 필수적이다. 학내 교수님이나 취업 지원센터와의 상담 등을 통해 실제 직무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대학 차원의 지원 역시 중요하다. 현재 많은 대학에서는 휴학을 단순한 행정 절차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휴학생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무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휴학 전 진로 상담을 의무화하거나 휴학 기간 진로 설계 프로그램과 멘토링을 운영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휴학 기간을 단순한 공백이 아닌 진로 준비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본교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는 2022년 1~2학년 남학생과 입영을 앞둔 청년을 대상으로 ‘병역 진로 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개인 적성에 맞는 분야에서 군 복무할 수 있도록 대전 병역 진로 설계 지원센터에 방문해 병역 진로 설계 설명회, 병역 진로 상담‧전시 체험관을 견학할 수 있었다. 실제 프로그램 참여자는 “군대에서 진로설계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사실을 알고 군대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 생각이 긍정적으로 개선됐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2-2. 스스로 만드는 삶
휴학을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거창한 계획표보다 간단한 방향 설계 정도면 충분하다. 먼저 이번 휴학으로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진로를 탐색하는 직무 탐색형, 자격증·어학연수 등에 집중하는 역량 강화형, 리프레시형, 도전형 정도로만 나눠도 방향이 선명해진다. 다음으로는 시간의 큰 흐름을 잡는 것이다. 한 학기를 기준으로 초반기는 생활 리듬을 찾고 정보를 수집한다. 중반기는 학습·활동에 몰입하고, 적응기는 경험을 정리해 포트폴리오나 이력서에 옮겨 담는다. 세부 일정표를 빽빽하게 만드는 것보다, 언제 쉬고 언제 집중할지를 대략 나누는 편이 효율적이다. 후반기는 계획표를 지키며 흐름을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하루나 주 단위로 간단히 기록을 남겨두면 도움이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완벽한 계획표가 아닌, 목표를 잊지 않고 꾸준히 점검하는 태도다. 외부에서 정해 주는 시간표가 사라지는 만큼 규칙적인 생활과 루틴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휴학은 공백이 아니라 성장의 시간으로 바뀔 수 있다.
3. 직접 들어보았다.
3-1. 시간을 투자한 사람들
우리는 휴학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자기 계발과 군 휴학, 2가지 목적의 휴학 경험 학생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진4 – 면허 취득(출처: 학생 제공)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26학번 노서윤입니다.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입니다.
Q2. 휴학을 한 시기는 언제인가요?
A. 1학년 2학기에 했습니다.
Q2-1. 왜 그 시기에 하기로 결정하셨나요?
A. 가장 큰 이유는 한 학기 동안 학교에 다니며, 학과 수업을 통해 제 진로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 방향이 정말 저에게 맞는지 깊게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더 늦기 전에 제 방향을 정리하고 싶어서 2학기 휴학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Q3. 주변의 반응이나 시선은 어땠나요?
A. 전반적으로 응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조금 걱정을 하셨지만, 제가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는 모습을 보시면서 안심하시고 응원해 주셨습니다.
Q4. 휴학을 결정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휴학하는 동안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너무 많은 목표를 세우면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자격증 취득하기, 공부하기처럼 막연한 목표가 아닌, 시기마다 하나씩 세워가면서 그 목표만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Q5. 휴학 후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A. 유의미한 활동을 하고 싶어서 우선 큰 목표였던 운전면허와 컴퓨터 활용 능력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또, 토익과 수능 공부도 병행했습니다. 이후에는 호주 여행도 다녀오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실질적인 경험도 쌓았습니다.
Q6. 휴학을 결심했던 그때로 돌아가도 다시 하실 건가요?
A. 네, 다시 돌아가도 휴학할 것 같습니다. 저 자신도 휴학 후 유의미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험들은 휴학이 아니었다면 쉽게 얻을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Q7. 휴학생을 위해 개선됐으면 하는 제도가 있나요?
A. 진로 탐색이나 자기 계발과 관련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학교의 지원이 더 확대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8. 휴학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본인에게 정말 필요한 목표 몇 가지를 정하고 하나씩 천천히 이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계속 점검하면서 목표를 잃고 무너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9. 휴학을 고민 중인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휴학은 단순히 쉬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하며 준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안에서는 미처 해보지 못했던 경험이나 활동에 도전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더 현실적으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선택을 점검해 보는 과정 자체도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느꼈습니다. 방향성을 가지고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더 의미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휴학을 경험한 학생을 만나봤다.

사진5 – 군 복무 사진(출처: 학생 제공)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한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에 재학 중인 21학번 최진혁입니다. 현재 4학년에 재학하고 있습니다.
Q2. 군 휴학을 결정하고 입대한 시기는 언제인가요?
A. 21년도 1학년 1학기를 다니면서 결정했고, 1학년 2학기에 군 휴학을 신청했습니다. 이후 21년도 9월 6일에 입대했습니다.
Q2-1. 그 시기로 결심한 이유가 있나요?
A. 당시에 코로나로 인해서 학교 수업이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제가 기대했던 대학 생활을 제대로 경험하기 어려웠기에, 군대를 먼저 다녀오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결심하게 됐습니다.
Q3. 입대 직전의 학교생활은 어떠셨나요?
A. 모든 학과 수업이 비대면이었지만, 학과 동아리 중 대면 활동이 있었습니다. ‘L4 동아리’와 ‘애니그마’ 동아리를 하면서 동기가 생겼고, 친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Q4. 입대 후, 진로나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는 않으셨나요?
A. 입대 초반에는 군 생활에 적응하느라 그런 생각을 못 했습니다. 하지만, 군 생활이 익숙해지고 전역이 가까워질수록 복학 후에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진로는 어떤 방향으로 정해야 할지, 취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과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Q5. 복무 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A. 개인 정비 시간에 휴가를 얻기 위해서 이발병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휴가를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큰 흥미와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선임들과 동기, 후임들의 머리를 이발해 주면서 헤어디자이너라는 직업에도 큰 관심이 생겼고, 더 깊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Q6. 복학 후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무엇인가요?
A. 인간관계와 태도 면에서의 성장입니다. 군대에서 다양한 사람과 생활하면서 쌓았던 경험이 복학 후에 동기나 선배들과의 원활한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또, 군대의 훈련과 경험을 통해서 진취적인 태도를 보이게 됐고,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많이 생겼습니다.
Q7. 군 휴학 기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군 휴학 기간을 단순히 군대에 끌려가는 시간으로 생각하기보다 자신을 성장시키고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바라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 정비 시간을 활용해서 꾸준히 진로를 탐색하고 독서를 하거나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를 해나간다면 군 휴학 기간을 훨씬 더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8. 군 휴학생을 위해 개선됐으면 하는 제도가 있나요?
A. 군 휴학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거나 잘 알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수님 혹은 군 휴학 후 복학한 선배와 상담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군 휴학을 마치고 복학하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도 마련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9. 군 휴학 예정인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군 휴학을 앞둔 학생 분들은 군대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전역 후에는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많은 걱정을 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군대도 결국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잘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좋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너무 걱정 말고, 새로운 환경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성실하게 생활한다면 분명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잘 다녀오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휴학은 오늘날 잠시 학업을 멈추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나를 위한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로 그 시간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저 쉬어가는 시간이 아닌 세상을 더욱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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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6-04-06